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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네는 다시 거리를 방황했다.

 

 

그 몸에 상처라고 말할 수 없는 상처, 잠옷의 일부가 살짝 찢긴 흔적 뿐이다.

 

 

그러나 치카네는 무엇하나 기억하고 있지 않다.

 

 

그냥 멍하니 생각할 뿐이다.

 

 

싸워버렸네....역시나.

 

 

오른쪽으로 뛰어 오르고 왼쪽으로 달리고 춤추듯이.

 

 

구사란 무리를 돌파해온 것이다.

 

 

치카네의 마음과 상관없이 몸은 마음대로 움직인다.

 

 

구사란의 몇몇은 어딘가가 부서져서 쓰러지거나 엎드려있을 것이다.

 

 

지금 쯤 그들의 동료가 처리할 것이다.

 

 

섬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증거를 남길 수 없다.

 

 

기력이 시들어도, 마음의 흔들림이 부서져도, 신체는 이렇게 자유자재로 움직이니까.

 

 

나 역시 무녀이다.

 

 

싸우고, 싸우고, 그냥 오로치(神)를 위해 다할 것이다.

 

 

그것보다 ---.

 

 

적의 공격을 받아 넘기기 위한 투기의 일환이라고해도,

 

 

모처럼 히메코가 빌려준 잠옷이라서.

 

 

치카네의 부서진 마음이 희미하게 아프다.

 

 

왜 이제 와서 그런게 신경이 쓰이는가?

 

 

끊어져 버린 꿈의 실의 자취를 언제까지나 아끼고있는 것처럼.

 

 

정말보기 흉한하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어느곳이든 아프지 않다.

 

 

지금 흔적도없이 사라져 버리고 싶다.

 

 

이런 자신이.......

 

 

이런 생각중에 앞에 다수의 그림자가 치카네의 길을 막는다.

 

 

수십 명의 코우즈키 가문의 구사란

 

 

그리고 그 뒤에.

 

 

우아할정도로 추한 그림자가 하나.

 

 

오오미야 소마이다.

 

 

"안녕. 코우즈키의 무녀"

 

 

그렇게 말하고, 소마는 미소 지었다.

 

 

 

 

 

 

 

 

 

 

 

 

 

 

 

  • 프리시아 2011/06/30 09:33답글오랫만에 이소설을 보네요^^
    잘 봤습니다.
    히메코랑 치카네가 잘 됐으면 좋겠는데 말이죠...ㅠㅠ
  • YRS GL 2011/06/30 18:26답글그렇죠... 
    카이샤쿠 공백기간이 꾀나 길었던? ㅋㅋ
    머지않아 결말이 나올듯 하군요 ㅎ
    잘되야하는데ㅜ
  • gungnir 2011/07/01 14:47답글이제 안거지만, 글에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대면 원본이 보이는군요! +ㅅ+
  • YRS GL 2011/07/01 19:09답글30,31 번역한거만 그렇네요 ㅋㅋ 예리하시네 ㅋㅋ 

  • 타락천사 2012/04/22 17:28답글소마가 싫어지네욧 ㅋ
  • 천유화 2013/12/07 12:45답글하아...나 소마를 죽이고 싶네요....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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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네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는 히메코의 집에두고 온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녀의 집 앞에는 히메코 집에 놔두고온 한자루의 검과 휴대폰이 놓여 있었다.

이건  
구사란과  소마의 소행이다.


계속 진행해라... ...라는 뜻인가.

그럴것이다.

그것이 무녀의 사명이며 숙명이고 운명이니까.

치카네는 멍하니 창밖의 하늘을 하늘을 바라본다.

말 그대로 맑은 하늘이다.

구름 조각이 하늘을 떠다닌다.

높디 높은 하늘 ---.

또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온다.

뜨겁고, 격렬하게

모두가 열을 내며 바쁘게 움직이고있다.

그 중에, 시간이 멈춘 것같은.

결코 끝나지 않는 무언가가있다.

착각할 정도로 눈부시고 화려하게 반짝이던 두 사람의 시간은 이렇게  끝나는 것이다.

그럴리가 없는데.

시간은 결코 멈출 수 없다.

움직임을 계속한다.

그리고 반드시 온다.

무녀들의 열여섯째 생일.

미타마시즈메
의 일은 이제 아주 가까이 다가와있다.


그저 여흥이라고만, 운명의 날까지의 심심풀이라고 생각했지만.

과자처럼 달콤하고, 맛 좋은 --- 마치 새끼 고양이들처럼 --- 장난스러운 사랑.

작전상 계산하여 계획했던.

말 그대로의 
『교제 


처음에는 단지 그냥 의미 없었던 날들이라 생각했는데.

이것도 이젠 돌아갈 수 없다.

가시
 가 조르듯이 치카네의 마음을 몇 백, 몇 천, 몇 만의 수많은 추억이 파고들어 온다.


그것은 씁슬하고, 날카롭지만 그러면서도 어딘가 기분 좋은 느낌.

만화경처럼 화려하게 춤추는 독침들.

그리고 ---.

그 때, 휴대폰 벨소리가 치카네를 망상에서 현실로 되돌린다.

코우즈키의 
구사란도 아니다.


아르바이트에서의 연락도 아니다.

그것은 치카네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한 소리. 히메코 전용 ​벨소리.

단순히 연락을 위한 도구라고 생각했던 치카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르쳐 준 곡.

언제였을까? 히메코가 좋아한다고 말했던 이 벨소리의 노래.

"!?"


치카네는 반사적으로 휴대폰을 손에 든다.

히메코의 문자 메세지이다.

거기엔 제목도 내용도 없다.

백사장 같은 새하얀 문자.

만나고 싶다.

만나고 싶어!

만나고 싶어!!

히메코.

급한 일이 있는것 처럼 치카네가 일어선다.

그러나 그 다리는 그대로 멈추고 만다.

만나서 어떻게 할려고?

무슨 말을 하면 좋지?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을.

그 부끄러운 일을 ---.

대체, 무슨 말을 해야하지?

무슨 말을?

치카네는 휴대폰 화면을 다시 자세히 본다.

 

 

역시 거기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다.

원망할정도로 아무것도 없는 흰색.

"......"

 

치카네의 손끝이 천천히 움직여 전원을 끈다.

지금까지는 히메코로부터 몇번이나, 몇번이나, 몇번이나 연락을 받고 있었다.

치카네가 연락을 보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자신에게있어 점점 히메코의 존재를 알고나서도.

아마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마저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화석처럼 굳어진 시간 속에서 치카네는 자신의 마음을 확인한다.

나는 히메코를 좋아한다.

홍차색 머리.

자수정색 눈동자.

연분홍색의 손톱.

좋아.

얇고 매끈한 가슴.

체리같은 입술.

서양인형을 생각하게만드는 가녀린 팔다리.

정말 좋아.

어딘가 어린, 설탕가루 처럼 달콤한 목소리.

진지한 눈빛.

그 따뜻한 날씨의 따스함.

머뭇머뭇하고, 수줍어하고, 사소한 일로도 바로 눈물이 맺혀버리는 마음.

그 모습이 웃으면 꽃이 핀 것처럼.

화려하게 빙글빙글 돌며 변화하는 모습이.

어릴 적 만화경 같이.

전부.

전부 사랑스럽다.

좋아한다.

어느 누구보다 좋아한다.

그것은 세상 어떤 것보다, 
무녀의 임무보다 무겁다.


친구도, 가족도 아니고, 소녀를 소녀로서 사랑한다.

얼싸안고.

키스 하고싶다.

서로의 마음을 뜨겁게 확인하고싶다.

그리고 ---.

이제야 겨우 알았다.

히메코가 ​​말한 말의 의미를.

「제일 소중한 사람」

 

지금 치카네는 확신한다.

히노미야 히메코가 좋아.

사랑하고 있다.

그날 오후 철도에서 느낀 것은,

 

보다 선명한 형태와 화려한 빛을 따라 치카네의 마음 속에 새겨져있다.

자기 자신보다, 다른 그 어떤 것보다, 훨씬 중요하고,

문득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우왕좌왕거리고, 

 

흐트러져서 자기 자신을 있을 수 없게된다.

그것이 ---.

어쩔 수 없이 기분 좋다.

몰랐다.

사랑이란것이 이렇게 멋진 것이었다니.

히노미야 히메코.

마음속에서 반복해서 말하는것 만으로도  점점 행복해진다.

코우즈키 치카네의 
가장 소중한 사람.


하지만 ---.

하지만…… 치카네는 생각한다.

히메코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소마는 치카네의 감정을 단순한 소꿉놀이라고 말했었다.

히메코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처음에 치카네를 위해서 해준 호의는,

 

가장 소중한 사람』의 의미는, 치카네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걸까?

아마, 히메코는.

학급의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니까.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

여자아이들이 그냥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룰인가.

소중한 친구.

아니다.

그럴리 없다.

비록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었다 해도.

연인과 친구 사이에는 어쩔 수없이 깊은 균열이 나있다.

그것은 좋은 것일까?

어느쪽이 뒤떨어져 있고. 삐뚤어져 있고나쁜 것인걸까?

치카네는 알 수 없다.

원래 친구 같은 건 없으니까 비교할 대상도 없다.

게다가, 무리하게 단정짓는다 해도,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닐것이다.

단지, 그것이 닮아 보였다해도 치카네에게 있어서는 분명 다른 것이다.

아마, 히메코에게 있어 치카네가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라도,

소녀가 소녀를 사랑하는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일까?

치카네의 제멋대로인 행동은 히메코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용서받지 못한다 …… 아니 절대로 용서받지 못한다.

괴롭다.

이 손으로 자신을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의 격정과 격렬한 고통이 마음에 꽂힌다.

무리다.

치카네는 확신한다.

그것은 바위와 같은 확신이며, 강철과 같은 신념이며, 흔들림없는 대지이다.

자신은 히메코를 죽일수 없다. 라고..

「섬」의 미래를위한 것이라도.

「오로치」를 위한 것이라도.

「무녀」의 사명이라도.

비록, 그 형별의 대상이 자신​​의 생명이라도.

할 수 없다.

이렇게 까지 사랑스럽게 생각하는 상대를 내 손으로 죽이다니.

절대로 할 수 없다.

따라서 ---.

그 약속은 없었던 것이다.

히메코를 상처 하나 입히지 않고.

끝내 버리고싶다.

그것이 ---.

비록 어떤 결말이되어도, 이 마음을 히메코에게 말하고 싶다.

히메코 …… 나는 네가 좋아.

너를 사랑한다고.

그리고, 히메코의 답을 확인하고싶다.

치카네의 마음은 정해졌다.

비록 그것이 도달점이 없는, 앞이 보이지 않는 눈보라와 미혹의 미궁의 입구일지라도

 

확인 할것이다.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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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치카네는 계절에 상관없이 임무가 없으면 거의 해가뜨는 것과 동시에 일어난다.

그것이 15년간 몸에 새긴, 치카네의 생체 리듬이다.

오늘 아침도 구름 한점 없이 활짝 맑다.
 
바람도 기분 좋게 분다.

요즘따라 계속 이렇다.

그리고, 짧은 명상과 신체를 푸는 체조와

아침 청소.

먼지 하나없는 방을 치카네는 좋아한다.

그리고 샤워로 땀과 잡념을 정성것 씻어 낸다.

그 다음은 아침 식사이다.
 
샐러드와 우유와 달걀 토스트, 기호에 따라 과일을 먹고,

식후에는 히메코에게 배운 아로마테라피를 짓는다.

카밀레향과 바닐라향.

향수가 기분을 좋게한다.

요리도, 지식도, 패션 센스도 치카네 쪽이 위이지만 이것만은 히메코를 이길 수 없다.

마지막으로 메이크업, 립도, 언제나 처럼 가볍게.

유행을 의식하지 않고, 너무 화려하면 히메코를 기죽여 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등교.
 
전철를 갈아타고, 여유로운 시간에 도착한다.

통학로를 걷는다.

너무 빠르지 않고, 너무 늦지 않고.
 
딱히 의식은 하지 않았을텐데, 어느새 히메코의 보폭에 맞추고있다.

익숙한 풍경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어린이 공원의 화단에는 한창 피는 코스모스.
 
개집에 묶여있는, 언제라도 잘 것 같은 하얀 그레이트 피레니즈.

칠한지 얼마 안된 횡단 보도의 흰색 라인.
 
매연에 그을린 육교.

두부가게의 간판.
 
바뀜이 없는 아침의 거리.

그리고 불법 주차된 차 뒷 그늘에 숨어 있는것.

감시하고있는 「구사란」이다.

 

이것으로 3명째. 5일전에도 느꼈었다.

문득 치카네는 생각한다.

또 사람이 늘고있다.

생일 --- 「미타마시즈메」의 제사에 가까운 것 때문일까?

별로, 어떻게 하는 수도 없는데. 「오로치의 신관」들이 막상 사정을 모르니 귀찮을 것이다.
 
주택을지나 모퉁이를 오른쪽으로 돈다.

백색의 건물이 보인다.

우리 학교다.
 
그리고 치카네의 교실.

여름 햇살 때문에 빛바랜 시간표와

스티커 투성이의 사물함.

칠판의 오른쪽 모서리엔 당번의 번호.

치카네는 창가의 뒤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는다.

주위를 감싸는 것은 교복을 입은 작은새들의 지저귐.
 
문자에, 먹는 것, TV 등의 사소한 이야기.

메이크 업과 악세서리에 물들 여진 화려한 작은새들의 아침 노래.
 
치카네의 몸에 두른 기운 --- 「접근하기 어려운 미인 우등생」의 기운때문인지

 

압도되어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결국은 임시 방편의 숙소, 거짓의 장소.

하지만, 지금은 조금 애착을 느끼고있다.
 
외부 사람의 관찰에 큰 역할이 되었고, 여고생의 기분을 지식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피부로도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히메코와 서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처음 급우들의 목소리는 자동차의 소음보다 거슬리는 지저귐이었는데, 지금은 적어도 귀에 거슬리는 잡음이 아니다.

무겁고, 소중하고, 운명의 고향, 섬보다는 바람직하게 보인다.
 
수업의 종소리가 들린다.

여교사가 온다.

작은새들의 아침의 노래는 이것으로 끝. 수업이 시작된다.

샤프펜이 노트에 리듬감있게 미끄러져가면서 춤추고있다.
 
단순한 정보 그리고 지식.

수식이나 원소 기호, 단가나 연호.
 
정리되어 머리에 들어온다.

의미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지만,

 

「알게된다」라는 행위 자체는 치카네가 좋아하는 것들중 하나이다.

지식의 축적은, 치카네의 세계를 넓혀 준다.

치카네는 문득 생각한다.
 
히메코는 어떨까?

그렇게 말하면, 언젠가 밤에 찻집에서 숙제를 도와 준 일이 있었다.

같은 것을 몇번이나 질문했지만
 
결국에는 히메코가 잠들어 버리려서 코트를 걸쳐 주었던가.
 
이렇게 생각하고있는 사이에, 어느새 수업은 끝났다.
 
그리고 점심식사.

오늘도 손수 만든 도시락과 음료.

치킨샌드와 저녁 식사때 남은 것을 섞어 넣은 오믈렛과 그린 샐러드.

수통에는 충분한 아이스 티.

수고도 시간도 걸려서 학생 식당에서 사먹으면 가볍게 끝내긴하지만, 지금 낭비는 금물이다.

여기는 뒤뜰에 위치한 느릅나무 그늘.

완전히 홀로 있을 수 있는 고요함의 특등석.

치카네가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다.
 
그렇지만 ---.

문득 치카네는 생각한다.

예를 들어 수다와 웃음이 있으면 분명 지금보다 몇 배나 좋아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치카네가 그렇게 바라는 상대는 단 한 명밖에 없지만.
 
소란스러운 방과후.

하교의 종소리가 울린다.

교정을 걸으며 시야의 한쪽 구석에 들어온 트랙에 갑자기 시선을 향하는 치카네.

육상부 같은 여학생들이 단거리 달리기에 힘쓰고있다.

빠른 것 같은 오른쪽에서 두 번째 포니테일의 여자아이.

몸도 좋고, 팔의 모습도 좋다.

무엇보다 눈에 힘이있다.
 
좀 더 무릎을 살리면, 시간은 더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내가 달린다면 ---.
 
내가 달려?

작은 놀라움이, 치카네를 사색의 세계에서 되돌린다.

그런 일은 있을 리가 없다.

클럽 활동은「무녀」자신에게는 무관한 일이다.

신체 능력에서 아득하게 뒤떨어지는 동세대의 여자아이 따위는 단련 상대조차 안된다.
 
시간 낭비인데.

그런데 왜 이런 생각을 해버렸을까?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치카네.

귓가에 신음소리를 내는 바람.

누구보다 빠르게 골인지점에 들어선다.

지켜보는 학생들은 대환성.

그 중에 열심히 손을 흔드는 히메코의 웃는 얼굴이 보인다.

나는 손을 들어 응한다.

단 한 명의 상대에게.
 
그 웃는얼굴이 보고싶기때문에 그렇게 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망상이다

후후.
 
시시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치카네는 걸음을 빨리한다.

운동장에서는

 

빵! 과 동시에 시작 신호가 울린다.
 
치카네는 저녁에 찻집에서 종업원복을 입고있다.

흑백의 차분한 색조와 바디 라인을 자연스럽게 강조하는 섹시한 종업원 복.

시간과 시급을 최우선했다고 생각했지만, 귀여워서 종업원복을 선택했다는 생각도 든다.

히메코가 이것을 보면 뭐라고 말해 줄까?

스타일이 좋으면 아무거나 입어도 어울려……라고?

아, 또 이런 것을 생각하고있다.

그렇게 생각해 버리는 자신이 부끄럽다.
 
정신차려.

치카네의 오감이「기운」을 감지한다.

가게 건너편 거리에있는 세입자 빌딩의 옥상, 그 실외기의 그늘.

또「구사란」의 눈이 빛나고있다.
 
그렇지만 그 만큼.

마음대로 원하는만큼 보면 된다.
 
무시하고 일을 할려고 생각하면, 아르바이트 동료 한 사람이 손님에게 힘쓰고있다.

나이는 비슷해 보인다…… 아니면 연상 일지도 모른다.

치카네보다 2 개월 정도 먼저온 선배지만 그 미소는 아직도 어색한 느낌이다.

뭔가 치카네의 눈에 띄어 버린다.

무엇이 신경쓰이는 것일까?

별로 히메코를 닮은 것도 없다.

머리 색깔도, 눈동자의 빛도, 목소리도 전혀 다르다.

그런데 왜 히메코를 기억하는 것일까?

굳이 말한다면, 키가 작은 것과 설명이 충분하지 않는 말투와 ……여러가지 서투른 정도이지만.

다른 아르바이트에서도 이러한 또래 여자아이는 많이있다.
 
그런데 왜 일까?
 
왜 여기를 선택했는지?
 
어딘가에서 히메코를 느끼고있는 것인가?

그 때, 날카로운 치카네의 감각이「이변」을 감지한다.

접시를 내리려고 한 동료 한 명이 비틀거리며 자세가 무너진 것이다.

생각하는 것보다 먼저 치카네의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몸을 휘날리며, 공중에서 춤추는 접씨를 솜씨 좋게 잡는 것과 동시에,

 

동료의 신체를 부드럽게 받아 들인다.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한 남자 손님을 향해 치카네가 웃는 얼굴로

"시끄럽게해서 죄송합니다."

 

"……아, 네"

남자 손님은 그냥 수긍하고있다.

그리고, 치카네는 동료를 일으켜 세워준다.
 

"괜찮아?"

 

그 속삭임에 겨우 정신을 차린 동료가 고개를 끄덕인다.

좋다. 괜찮은 것 같다.

"조심해"

 

동료는 당황해서 일하러 간다.

우아하게 발을 돌려주면서, 치카네는 신선한 놀라움을 느끼고 있었다.

누군가를 돕는다.

「무녀」인 내가.

별로 현명한 방식은 아니다.

「구사란」에게 불신감을 안겨주는 것같은 틈은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의 주목을받는 것은 가능한 피한다……그것이 오로치(神)를 섬기는 규칙이다.

실로 부당한 행위이다.

치카네의 이성은 이렇게 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왜 마음의 어딘가가 가벼워지고있는 것같은 생각이 드는 것일까.

이 상쾌한 만족감은 도대체 무엇 일까?

그 정체를 치카네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
 
히메코가 지금 이 자리에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 그렇게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 아이라면 함께 굴러 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게되면 두 사람 모두 도와주지 않으면.

무심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치카네는 상상한다.

"어서 오십시오. 몇 분 입니까?"

교대시간이다.

치카네는 종업원실로 간다.

서두르지 않으면.

바로 다음 아르바이트가 기다리고있다.
 
사물함의 문을 열면 무언가가 있다

초코바와 작은 양과자 박스.

상점 카운터에서도 팔고있는 제품이다.

불가사의한 놀라움과 함께 치카네는 바라본다.
 
뭘까? 이건?

치카네는 순식간에 답을 찾았다.

아, 그 여자아이이다.
 
사례? 라는 것일까.

직접 말할 수 없었으니까 이런 어린 아이 같은 방식으로 ---.

치카네의 뇌리에 문득 친숙한 광경이 떠오른다.
 
한 사람, 치카네는 사물함 앞에 서있다.

동료.

귀까지 새빨갛게하면서 문을 열까 말까 헤매고있다.

역시 비슷하다.

이런 곳도 아마 ---.

그렇게 생각하고 치카네는 약간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밤은 깊어,

치카네는 집으로 가고있다.

불빛이 끊긴 주택가. 벌써 자정에 가깝다.

결국 오늘은 아르바이트를 3개나 했다.

단련된 육체는 지치고, 접객업은 상상이상으로 마음이 지쳐 버린다.

샤워 대신에 목욕을 한다.

욕조에 충분히 뜨거운 물을 채우고,

 

향수를 뿌리고,
 
목욕탕 선반에는 히메코 특제 허브티를 한 잔.

그리고 ---.

치카네는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구름 하나없는 밤하늘에 달이 보인다.

아 ---.
 
중추명월이네.

안녕히 주무십시오.
 
치카네는 마음 속으로 말한다.

하늘의 달에게 한게 아니라 지상에서 자는 사람들에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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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엔 아무것도 없다.

 

「오로치(神)」의 명령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흐르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변함없다. 

도덕도, 
관리도, 법도, 사람과 그 이외의 모든 법칙과는 무연의 세계.

  

거침없이 탁한 어둠, 밤의 어둠 보다 더욱 깊은 칠흑의 신전에.

  

백 개의 촛불만이,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일본식 머리의 어린아이와 뱀가면을 쓴 여자 신관.

  

그 앞에는 오로치의 머리들이 공손하게 인사하고 있다.

  

옆에 있는 여신관이 귓가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중얼거린다.

  

여신관이 입을 연다. 

 

" 「오미토메야쿠(관전자)」, 앞으로 "

  

"……"

  

소마가 앞에 나온다.

  

"오로치(神)님이 말씀하시길. 오로치의 머리들이 왜 웅성거리는가?"

 

"……"

 

"이번 「미타마시즈메의 의식」은 도대체 어떻게 되어 가고있지? 「무녀」는 무엇을 하고 있지? "

  

"……"

  

"조금만이라도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그것이 곧 파멸의 계기가 된다……설마, 그 말을 잊은 것은 아니겠지?"

  

"결코 그럴 일은…"

  

"「무녀」의 언동에는 무엇하나 의심스러운 점은 없습니다. 설원의 눈송이정도로 확실한 증언도, 물적 증거도 없습니다."

  

"확실한가?"

  

"물론, 「오로치(神)」님에게 몸도 마음도 바쳐야 할, 「무녀」.만에 하나, 다른 마음을 가져도 하늘의 마음에는 거역할 수 없습니다.

만약 거역한다면, 우리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습니다. 바로잡아 되돌립니다."

 

한 박자 쉬고 소마는 일어나 말을 한다.

 

"하지만"

  

"무엇인가?"

  

"조짐을 느낍니다"

 

"조짐?"

 

희미하게 눈썹을 감추는 뱀가면을 쓴 신관.

 

여신관의 목소리는 날카로워져 간다.

  

"그런데, 너는 뭘 하고있지? 오미토메야쿠(관전자)?"

  

"……죄송합니다"

  

뱀가면을 쓴 신관이, 여신관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인다.

  

그 말을 들은 여신관이 일어선다.

  

낮고, 조용하게, 말하기 시작한다.

  

"섬의 자식들이여.「오로치의 머리」들이여.「오로치(神)」님에게 모든 것을 바치자. 한번 더, 영혼에 새겨라.

 여기가 어딘가? 우리들이 누구인가? 즉시. 은밀하게. 해야 할 것을 어찌하랴"

  

낮고 조용한, 그래선지 위엄으로 가득 찬 소리.

  

오로치의 머리들이 번개에 놀란듯이, 일제히 엎드린다.

 

그리고 어둠이 모두를 감싼다.

  

꿈틀거리는 뱀 같은, 형태를 가진 어둠.

  

그 중에 무엇인가가…….

  

소리도 없이, 깨져간다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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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까지 앞으로 보름.

 

어느 화창한 오후, 치카네는 한 통의 메세지를 보냈다.

 

내용은 단 한마디.

 

「보고 싶다」

 

「시간」도.「장소」도 상관없다.

 

단지「보고 싶다」라고.

 

그것은 대화할 내용이 떠올랐기 때문은 아니었다.

 

시간의 톱니바퀴에 삐걱거리며 등을 밀렸는지?

 

무거운 고민의 짐을 내던지고 싶어졌는지?

 

아니다.

 

아마 아닐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인가?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더 단순하고 사소한 계기다.

 

문득 눈에 띈 것은 사물함에 포장된 과자상자.

 

그 날, 그 밤, 어딘가 히메코를 닮은 동료 여자아이가 준 선물.

 

웬지 모르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사례품.

 

그것을 보고 생각했던 것이다.

 

똑같다.

 

그 여자아이와 지금의 나는.

 

사물함 앞에서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려고? 떨리면서 당황하고있다.

 

어디가 다르다는 것인가?

 

기분은 정해져 있는데.

 

대답은 알고 있는데.

 

바보 같다.

 

그 바늘 구멍 같은 구멍으로부터,

 

미혹의 제방이 무너져 억누르고 있던 마음이 흘러넘친다.

 

문자 그대로.

 

단지 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치카네의 속마음에는 무엇인가 있다.

 

양귀비 씨앗 보다 더 미세한 입자보다도 더욱 작은 알갱이가 있다.

 

불안이라고 하는 이름의 미세한 정전기를 두른 정체불명의 알갱이.

 

아직도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것.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이름이 붙여지지 않는 알갱이.

 

오로치(神)를 시중드는 무녀가.

 

죽음도 무서워하지 않는 전사가---.

 

어찌할 수도 없이, 무서워 떨고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치카네는 히메코에게 메세지를 보냈던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알면 와 준다. 마음이 통하면, 그날 밤의 일을 용서해 준다면.

 

너무나도 넉살 좋은 생각……그렇게 자각하면서도 멈출 수 없다.

 

변명도, 사죄도, 모두가 허무하게 생각된다면, 차라리 운명에 맡겨 버리자.

 

그것이 치카네가 고작 할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꼭 와준다. 그렇게 믿고.

 

운명이 허락해 준다면.

 

꼭 만날 수 있다.

 

어디로 갈까.

 

평소의 기차역의 그 약속 장소?

 

처음으로 간 영화관?

 

그 소박한 철도선?

 

그때 그 해변?

 

아니면---.

 

히메코와 함께한 추억의 장소 여러 가지가  치카네의 머리속을 뛰어 돌아다닌다.

 

아무데나 좋다는 생각이 들고, 어딜가도 히메코가 마음에 안들까봐 불안한 생각이 든다.

 

어쩌지?

 

그런 고민과는 정반대로 치카네의 다리는 계속 움직인다.

 

서두르지 않고, 섞이지도 않고, 리듬감있게.

 

다리만큼은 다른 의지나 무언가가 씌여 있는것 같다.

 

행인의 모습도, 목소리도, 소음도, 상쾌하게 부는 바람처럼 치카네를 지나간다.

 

그리고 그 귀에 흘러들어 오는 경쾌한 멜로디.

 

이건? 이 곡은?

 

치카네의 다리가, 문득 멈춘다.

 

곧바로 곡의 출처를 깨닫는다.

 

아, 그 장소다.

 

그래, 그 장소로 하자.

 

그 장소가 좋겠어.

 

코우즈키 치카네는 그 장소가 제일 적당하다.

 

그 장소에 잠시 멈추면서 치카네는 생각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도한다고 생각한다.

 

「오로치(神)」이외의 다른 무언가에게.

 

더 크고. 대범한 무언가에게.

 

히메코는 반드시 알고.

 

반드시 와 준다.

 

꼭.

 

그 때---.

 

수천, 수만 명 중에서 잊을 수 없는 발소리가 들린다.

 

홍차색 머리카락을 바람에 휘날리며

 

큰 리본을 흔들어.

 

숨을 헐떡이며.

 

그 자수정색 눈동자에는, 오직 치카네를 비추는.

 

 

 

 

히노미야 히메코.

 

히메코가.

 

와---주었다.

 

치카네의 전신을 영혼의 기쁨이 번개처럼 뛰어 돌아다녀 기쁨이 흘러넘친다.

 

와 주었다.

 

안돼. 그렇게 서두르면.

 

"히메코"

 

"아……!?"

 

아니나 다를까 히메코가 발이 걸려 넘어진다.

 

하지만 그 넘어지는 순간에 치카네가 히메코를 부축한다.

 

"아……"

 

히메코의 뺨이 붉게 물든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말하고 싶은데.

 

기쁨이 흘러넘쳐, 가슴이 답답할 만큼 숨이 막혀, 무엇하나 나오지 않으니까.

 

그래서, 치카네는 히메코를 껴안는다.

 

그 잔소는 운명의 장소.

 

코우즈키 치카네에게 있어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태어난 곳.

 

변두리의 오래된 작은 오락실.

 

스티커 사진부스 앞에서.

 

 

 

 

 

 

 

 

 

 

  • 프리시아 2011/07/14 13:38답글히메코짜응 귀엽군뇨 ㅠㅠb
  • YRS GL 2011/07/14 17:47답글그렇죠 그렇죠 ㅋㅋ

    신무월을 생각나게 만드는 조개그림이 있는 가방..ㅋ
  • 천유화 2013/12/07 12:49답글이야! 저것은 신무월의 무녀가 생각나게 되는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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