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더락] 정적의 스텔라

팀릴리빈 응애백붕
|2024. 9. 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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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マンボウの稚魚] 정적의 스텔라(ぼっち・ざ・おんりー)
보키타

만화 파트

 

 

 

 

 

 

 
 
소설파트 (삽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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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heartsore, Petting me
 
오늘은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말을 들었기에 이날은 오전 중에 이불을 말려야겠다, 그런 생각을 어젯밤부터 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 사실을 기억하고 옆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움직이고 있는 그녀에게 거절의 말을 건네고, 덮고 있던 이불 시트를 벗겨 세탁기에 던져 넣었다 한다.
그런 활동적이지 않은 일상에 익숙해져 그녀의 이름은 부르면 조금 작은 소파로 침대를 옮긴 분홍색 뒷모습에서 나른한 목소리로 대답이 돌아온다. 그때마다 내 마음은 쉽게 채워질 것 같았지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행복감 넘치는 삶에도 한 입의 양념을 찾게 되었다. 몇 년째 반복되는 생활이라는 행위에 변화를 요구하게 될 정도로 안정적인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결속력 밴드의 현주소다. 이 기분을 권태기라고 부른다면 용서할 수 없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보다 훨씬 더 어른이 된 홀로서기는 분명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 텐데도 말이다.
 
“커피 마실래?”
"...... 네"
“빵 구워?”
“응 ...... 부탁드려요.”
 
여전히 아침엔 약함이 느껴지는 대답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나는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 안을 확인해보니 아침 식사로 쓸 만한 것은 계란과 마가린 정도, 요즘 제대로 된 자취생활을 못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반 쯤 시체 상태인 히토리쨩의 뒷모습 너머로 흘러나오는 TV에서 귀여운 동물들의 특집이 보인다. 좋지, 고양이. 집에서도 키운 적은 없지만 그래도 동물은 좋아한다. 특별히 면역력이 거부하는 체질도 아니고, 키우고 싶다는 상상은 몇 번이나 해봤지만, 결국 생명을 돌보는 일의 심각성과 밴드맨이라는 불규칙한 생활 때문에 매번 포기하고 만다. 무엇보다도 아직은 혼자 있는 아이를 돌보는 것으로도 벅차다. 요즘은 조금씩 도와주기는 하지만, 아직 생활력은 반려동물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전자에서 무심하게 '덜그럭'하는 소리가 나자 반자동 드립 메이커에 뜨거운 물을 부어 넣는다. 카페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셨던 무가당 블랙도 이제는 브랜드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정도로 맛의 좋고 나쁨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아이 혀에는 크리프*를 섞어 먹지만 말이다. (*역주 모리나가 제과 제품, 프림 같은 거)
두 사람 분량의 머그잔을 준비하던 중 소파에서 크게 기지개를 켜는 소리가 들려 그 쪽을 보니, 잠도 깰 겸 틀어두었던 텔레비전 채널은 어느새 일기예보로 바뀌어 있었고, 저녁부터 궂은 날씨를 전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들으며 크게 기지개를 켜고 있는 히토리쨩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이 마치 고양이 같아서 나도 모르게 뺨이 느슨해졌다.
 
테이블에 놓인 토스트와 스크램블 에그, 그리고 블랙 커피. 마주 앉으면 두 사람이 함께 손을 맞잡고 '감사합니다'를 외친 후 식사를 시작한다. 아침에는 아무래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함께 식탁에 둘러앉을 때는 가능한 한 같은 음식을 먹기로 한다. 히토리짱의 경우 빵을 좋아하는 편이라 주로 내가 구운 달걀 프라이나 소시지 등을 먹게 하는 경우가 많지만 말이다.
 
 
 
“저녁부터 비온다는 것 같은데, 뭔가 예정 있었어?”
“............ 음, 다다리오제 현만 사려고 했는데 ...... 비가 온다면 다음에 해도 되려나, 녹음도 해두고 싶구요"
“그래, 내가 사 올까? 식재료도 떨어져서 어차피 쇼핑하러 나가야 했거든”
“에, 그럼 저도 갈게요..."
“괜찮은걸?” 보컬 트레이닝 겸해서 가는 거고, 녹음도 있잖아. 방문도 열어두는 편이 좋잖아.”
“...... “그럼 부탁드려요. 채보는 끝났으니까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으니까요......”
이렇게 주고받는 대화도 꽤나 음악적 감성이 느껴지는 것 같다. 휴일에도 음악과 함께 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니, 고등학생인 내가 들으면 깜짝 놀랄 것 같다. 그렇게 조용히 밥을 먹다가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그것은 정말 무심코 떠오른 생각이었지만, 왠지 지금 당장 물어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입을 열었다.
“히토리짱은 고양이 좋아해?”
“어, 갑작스럽네요............ 뭐, 좋아해요 ...... 어느 쪽이냐고 하면 개 파이긴 하지만요.”
"그러고보니 히토리쨩은 개 키웠었지, 요즘은 잘 지내?”
그녀도 이미 할머니가 다 됐으니까요, 라고 말하면서 슬픈 표정을 지으며 크리프가 들어간 커피를 마신다. 아침의 한 때만이 가질 수 있는 내용 없는 대화는 아무리 대체하기 어렵지만, 무언가 추가 요소를 원한다.
“그럼 혹시 키운다면 멍멍이가 더 좋을까?”
“엣, 애완동물 키우시게요.....? 힘들어요, 산책 같은 건 제가 할 수 없고...... 키타쨩 부담이 클 것 같은데요......”
“확실히 그렇긴 하네, 고양이라면 가능하려나"
“고양이 인가요...... 음, 역시 애완동물은 됐으려나요"
그렇게 말하며 TV로 시선을 돌린 히토리짱의 옆모습은 뭔가 생각에 잠긴 듯했다. 애완동물과 함께 하는 삶을 한 번쯤은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일까. 그 결과, 반대하는 거라면 더 이상은 의논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히토리는 애완동물 반대파였구나, 언젠가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 언젠가는요. 요즘은 바쁘고 ...... 고양이를 키우면 키타쨩이 제 상대는 안해주실 것 같기도 해서요 ......”
꽤나 귀여운 말을 다 하는구나. 그런 여유로운 시간도 빵 한 조각으로는 길게 가지도 못하는 시간이어서, 식사를 마친 히토리쨩은 어슬렁어슬렁 식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설거지까지 해줄 정도는 되었으니, 역시 생활력이 애완 동물급이라고 하기에는 좀 불쌍한 것 같다. 이제 준비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일어서는데, TV에서 오늘 하루 중 가장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오후부터 강수 확률이 70%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오늘은 우산을 들고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보컬 트레이닝 후에는 목이 건조해진 느낌이 든다. 평소보다 목구멍을 열어 공기의 통로가 넓어지기 때문일 텐데, 그런 걸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멀리 보이는 초여름의 적란운을 바라보며 비가 내릴 때까지의 유예를 확인한다. 장마가 끝나도 이런 날은 얼마든지 있다. 나에게 주는 상으로 근처 작은 쇼핑몰에서 산 프라푸치노는 복숭아 맛이었는데, 복숭아를 째로 갈아넣은 듯한 쥬시함이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미각도 평균 수준인 나로서는 별다른 감상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렇게 한 모금 마시자마자 트렌디함을 잃어버린 음료를 한 손에 들고 히토리짱의 심부름을 마치고 돌아다니다 보니 펫샵이 눈에 들어왔다. 아침에 있었던 히토리쨩과의 대화에 이어 꽤나 나이스 타이밍이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한 번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던가. 그때는 아직 밴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돈도 없었고, 엄마의 반대도 있어서 결국 포기하고 말았지만 말이다. 그 후 몇 년이 지나서 이제야 여유가 생겼으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히토리쨩이 납득시킬 수만 있으면 된다. 최악의 경우, 내가 히토리쨩의 눈동자를 올려다보며 부탁하면 쉽게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아니,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나는 고양이를 갖고 싶은 것이다. 기발하게 다가온 작은 새끼 고양이를 안아 올려 목청을 가다듬는 모습에 힐링을 받고 싶은 것이다.
그런 엉뚱한 상상을 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강아지도 왠지 좋네, 토끼도 있네. 결국 아무거나 다 괜찮지 않느냐고 하면 거기까지지만 말이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것처럼 나도 혼자서 생명을 키우는 것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왠지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부끄러워졌기에, 유리 케이스에 담긴 장모종 아이를 바라보니 바깥쪽을 향해버렸다. 나는 그다지 동물들이 잘 따르는 타입이 아니었던 것 같다.
쇼핑백을 들고 오르는 계단은 보통 트레이닝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라 다음 이사를 갈 때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현관문을 열었다. 평소 같으면 서둘러 얼굴을 내밀던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한창 녹음 중인 걸까, 조용히 걸어야겠다고 주의하며 복도를 따라 살금살금 걷는다.
왠지 낯선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거실의 문을 열어도 히토리쨩은 없고, 아무렇게나 놓여진 퍼시피카와 티어드랍형 피크, 그 대신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하게 히토리쨩의 머리 색과 같은 색깔의 털을 가진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저.......기, 어디서 왔니......?”
그 고양이는 내 존재를 알아차리자마자 작은 울음소리를 내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갑작스러운 방문객을 경계하는 기색도 없는 것으로 보아 이 고양이는 이미 이 집의 주인이 되기라도 한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이 고양이가 계속 이곳에 있었던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로 익숙한 모습이다.
“에......?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 히, 히토리쨩...... 이야...?
갑자기 믿기 어렵지만, 상황을 생각하면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다. 어디선가 온 길고양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런 털 색깔의 고양이가 그 근처에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평소 머리 장식 같은 목걸이와 고급스러움까지 느껴지는 아파타이트 같은 눈빛으로 보아 정체가 분명했다. 본인, 아니 그녀도 이변을 감지했는지 발밑에서 야옹야옹 소리를 내고 있다. 그 울음소리는 샘플링된 상상속 고양이보다 선명함이 떨어졌고, 금방 말을 더듬는 히토리쨩과의 공통점마저 느껴졌다.
 
한참을 멍하니 서 있어도 감정이 전혀 정리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품에 안아본다.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팔에 안기는 히토리쨩을 다시 한 번 바라보았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의미가 없었다. 물론 지금까지도 히토리는 버섯이 되기도 하고 액체가 되기도 하는 등 온갖 것으로 변형되는 생물체 같은 생태를 가지고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이 리얼리티가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고양이를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상한 땀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일단은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생각나는 구절이 있다. 오늘 아침 내가 농담 섞인 제안을 했을 때 보여줬던 그 표정이다. 그 때 이미 무슨 생각이 있어서 이런 짓을 한 것일까. 그렇다면 상당히 비열하고, 서툴고, 무엇보다도 솔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고토라는 인간의 이질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애초에 이것이 자의적인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일단 밴드 멤버 로인에게 단련된 플릭과 브레브레 사진으로 보고했지만, '귀엽다', '오랜만이다, 봇치짱이 변했네' 등 그다지 진지하게 대꾸해 주지 않았다. 이것이 경력이란 것인가. 첫인상으로부터 몇 분이 지났지만 인간형으로 돌아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이름을 불러도 돌아오는 것은 일반적인 고양이 울음소리였다.
고양이가 된 히토리쨩을 바닥에 내려놓자, 나에게 다가와서 무릎에 머리를 얹어놓는다. 쓰다듬어 달라는 의사 표시일까. 무서워 무서워
“야옹”
'냐-앙'
손을 뻗으면 그 머리는 상상 이상으로 부드럽고 푹신푹신해서 아주 기분 좋은 촉감이다. 계속 쓰다듬고 있자니 '갸르릉'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이 아이가 정말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지금 엄청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한 인간으로 살아온 존재가 어느 날 갑자기 고양이가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그것도 말을 할 수도 없고, 의사 소통을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것이 고토 히토리라는 인간에게 일어난 일이라는 점이다. 그녀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도 있다. 그래도 내가 어떻게든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말이다.
히토리를 품에 안은 채, 이불이 깔려 있지 않은 이불에 누워 머리 위로 올려본다. 아무래도 제대로 된 암컷인 것 같다.
“나, 어떻게 해야 될까 .........”
아직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뇌가 쇼트되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시야가 약간 흐려진다.
삐걱, 하고 얼굴에 발바닥을 대고 조금은 정신을 차린다. “그래, 가장 불안한 건 너야. 내가 이런 몸으로 어떻게 하겠어. 혼자 있는 고양이를 지킬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으니까. 일단 고양이를 키우는 방법과 이 현상에 대해 알아보려고 스마트폰을 집어든다. 검색 기록에 '사람 고양이화'라는 검색어가 남는 건 좀 꺼림칙하지만.
“음, 일단 고양이 용품이나 사야겠네...... 가리가리군 같은 거 먹을 수 있을까?”
뺨에 살살 문지르며 얼굴을 문지른다. 그렇게 상상했던 고양이와 함께 하는 생활이 이런 형태로 다가올 줄이야. 바람이었다고 한다면, 둘이서 돌봐주고 싶었는데 말이야.
 
 
그로부터 보름이 지났지만, 여전히 히토리쨩은 여전히 고양이 상태였다. 이 현상에 대해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알아낸 것은 별로 없었고, 고양이를 다루는 방법에 대한 지식만 늘어날 뿐이었다. 고토 히토리라는 인간의 이질성이 더욱 두드러져 그 분야에 정통하다는 전문가에게 이야기를 들으러 가기도 했지만, 히토짱이 그대로 피험체로 끌려갈 것 같아서 도망쳤다. 내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히토리가 버럭 화를 낸 것일까. 이제 만족했으니 다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돌아왔으면 좋겠다.
 
조금 싫어했지만 펫 케이스에 담아 STARRY에 데려갔더니, 히토리쨩을 헤롱헤롱해질 때까지 많이 쓰다듬어 준 답례로 고양이 용품은 내가 직접 조달할 필요도 없이 알아서 다 갖춰졌다.고양이가 되어도 모두에게 사랑받는 그녀에게 조금은 질투가 날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그녀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모습이든 나에게는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예나 지금이나 눈부신 존재였다. 그런 그녀를 나는 좋아한다는 것도 재확인할 수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역시나 그리운 것은 그리운 것이고,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어쩔 수 없이 지울 수 없었다.
 
그건 그렇고.
“히토리짱, 꽤나 고양이답게 변했어.”
“야옹”
 
히토리쨩은 내 무릎 위에 올라타서 편안히 쉬고 있다. 나는 열심히 정보를 모으고 있건만, 눈을 얇게 뜨고 갸르릉 갸르릉 목을 울리다니 태평하기는. 요즘엔 고양이 풀이나 판자 같은 곳에 뿥어서, 손을 가까이 내밀면 스스로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다가오기도 하고, 내려오지도 못하는 높은 곳엔 왜 올라가는 걸까. 틈만 나면 발밑에 머리를 들이대고 마킹을 한다. 자아가 남아있는 거라면 충분한 구애행동이었겠지만.
 
“야옹!”
 
고양이가 되어버렸다고는 해도, 히토리쨩과의 생활은 역시 즐거워서, 조금은, 이대로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핼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제 그만 히토리쨩이랑 이야기하고 싶어, 나는”
 
“좋은 아침~ 키타짱! 어머나, 오늘 봇치짱 안데려왔네.”
STARRY에서 이지치 선배를 만나자마자 이렇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그렇게 매일같이 데리고 올 순 없어요. 애완동물 캐리어는 꽤 무겁고, 집에 돌아간 후 털 빠짐이 심하거든요! 저거 정말 스트레스라니까요 ......”
“그래~ 나는 돌아가기 전에 좀 더 보고 싶은데~ 다음 밴드 회의는 두사람네 집에서 할까?”
“그건 괜찮지만 아무렇지도 않으시네요...... 저는 슬슬 원래대로 돌아와줬으면 좋겠는데요. 이대로 돌아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매일 불안하니까요!”
“봇치쨩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언젠가는 저절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 밴드적으로도 요즘 바빴으니까 좋은 휴식이 되고 있고."
역시 이 현상은 나 말고 히토짱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흔한 기행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모양이다. 뭐, 확실히 히토미짱의 일이라서 그런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조금 더 걱정해 주어도 괜찮지 않을까? 아니,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히토리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도 일상적인 일이고,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든다. 결속밴드가 자랑하는 기타리스트의 상실 위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연습 시간이 되어 우리는 각자의 악기를 들고 스튜디오로 들어갔다.여전히 베이스 소리는 묵직하게 울려 퍼졌다,
드럼의 찌르는 듯한 필은 기분 좋지만, 리드 없는 기타의 백킹만으로는 어딘지 모르게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이 이 밴드의 기존 곡이다. 이대로 히토리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 밴드는 3P로 계속 활동할 수 있을까. 최소한의 밴드 형태라는 제약 속에서 연주할 수 있는 사운드에는 미학이 있다고 료 선배는 말했지만 그것이 고뇌에 찬 방향성 모색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결국 그날의 연습에서는 더 이상의 성과를 느끼지 못하고 해산하게 되었다.역시 히토리가 없으면 이 밴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겠구나, 라는 너무나 당연한 감상만이 방음실 흡음택스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설마 손님으로 들르게 될 줄은 몰랐던 펫샵에 들렀다가 귀갓길에 오른다. 늘 지나던 모퉁이를 돌아, 늘 다니던 길을 지나 돌아가면, 평소대로의 히토리쨩이 기다리고 있을 터이다. 그런 옅은 기대를 품고 현관문을 열었지만, 문지방 위에는 익숙하면서도 믿을 수 없는 털 색깔의 고양이의 모습이 있었다.
“다녀왔어 히토리쨩, 잘 있었어?”
거실에 놓여있던 고양이 사료는 깨끗이 비워져 있었고, 사람으로 돌아왔을 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둔 과자빵은 손이 닿지 않아 오늘 저녁 나의 저녁 식사가 확정되었다. 먹어줄 사람이 없으면 요리할 엄두가 나지 않으니까요. 그런 변명을 머릿속으로 펼치면서 소파 위에 올라탄 혼자에게 말을 건넸다. 대답 대신 돌아온 것은 골골골 하는 낮은 소리였다. 진짜 고양이 같은 반응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 진짜 고양이였지.
“히토리쨩? 장난감 사 왔다?”
 
사 온 것은 별 볼일 없는 고양이 장난감. 히토리쨩을 위해서라면 더 좋은 것을 사 올 수도 있었지만, 사지 않은 이유는 오래 사용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이 녀석에게 이 장난감으로 노는 것이 즐거운지조차 알 수 없다. 그래도 눈앞에서 흔들면 눈빛으로 쫓아다니기 시작했으니 일단은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잠시 후, 앞다리를 소파에 올려놓고 일어서더니 엉덩이를 높이 들어 올리자 그대로 꼬리를 쫑긋 세우고 좌우로 흔들었다. 그 모습은 마치 악기점에서 눈빛을 반짝이는 히토리의 모습과 분위기로는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상처 하나 없는 유리구슬같은 동공은 공중에 떠 있는 먹이를 향해 초점을 맞추듯 가늘어진다. 그 모습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존재할 수 없는 짐승의 모습이어서, 히토리짱으로 착각하고 있는 이 아이에게서 히토리짱의 기척이 조금 멀어진 것 같았다.
그 유리구슬에 마음을 빼앗기면 수축을 멈춘 동공에서 미오클론의 예감을 느끼며 고양이 장난감을 끌어올린다. 이렇게 집중해서 고양이와 놀아주는 집도 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했던 도약은 오지 않고, 어설프게 옆으로 쓰러져 있을 뿐 야생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고양이의 모습이 있었다. 그 우람한 신체 능력은 변신하기 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듯, 멀어져가던 그녀의 모습이 다시금 조금은 돌아온 것 같아 작게 가슴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동시에 지금의 그녀에게는 혼자 살아갈 힘도 의지도 없다는 사실을 직시한 것 같아 가슴이 조여오는 듯한 고통에 휩싸였다. 내가 지켜주지 않으면 이 아이는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켜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명감에 휩싸였다. 원래부터 혼자 살아갈 수 있을 만큼의 생활력이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의심스러운 부분이지만 말이다.
 
고양이의 몸이 된 지 거의 한 달 정도 되어가는 것 같다. 이 모습으로는 날짜를 확인하는 것조차도 상당히 힘들어서 솔직히 애매하다. 스마트폰은 당연히 사용할 수 없고, 높이 솟아오른 달력도 보기 힘들어서 키타의 생활 리듬을 믿고 역산하는 나날이다. 고양이의 몸이라는 것은 의외로 서투른 것 같다. 인간이었을 때 그토록 부러워했던 꿈만 같던 게으른 생활도 실제로 살아보면 지루하겠지만, 다행히 키타짱 덕분에 의식주는 보장되어 있으니 지금 당장은 생활에 지장이 없다, 비록 의복은 없지만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오늘도 오늘도 키타짱에게 애지중지 보살핌 받고 있다. 키타짱의 냄새에 둘러싸여 있으면 정말 안심이 된다고 할까, 행복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자꾸만 무릎 위에 올라타게 된다. 부드러운 발바닥으로 쓰다듬어 주거나 얼굴을 배에 대고 있으면 그 때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어서 기분 좋게 졸음이 온다. 고양이의 본능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졸려서 그냥 잠들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해 시야가 다소 넓어진 것 같은 시야를 닫아버린다.
이런 게으른 생활을 계속하다 보면, 모처럼 얻은 생활력도 친가에 있을 때로 되돌아가 버릴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몸이 된 이상 앞으로 평생 고양이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집착이 옅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차라리 이대로도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드디어 정신까지 고양이에게 침식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방법을 잊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어도 지금만큼은 최선을 다해 어리광 부리고 싶은데, 그렇지 않으면 밀려오는 불안을 견딜 수 없으니까.
 
“후후......... “히토리짱은 오늘 뭐하고 있었어~?”
머리 위에서 대답을 요구하지 않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키타짱은 내가 모습을 바꿔도 매일 이렇게 말을 걸어온다. 키타짱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물론 생각처럼 입으로는 대답할 수 없고, 잠든 고양이의 애처로운 울음소리만 흘러나온다. 당연하지, 지금 나는 키타짱을 생각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그런 대답도 대답도 아닌 나의 반응에도 키타짱은 눈꼬리를 치켜올리며 기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역시 그 표정에서 약간의 외로움을 느낄 수 있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듯 앞발을 키타짱의 허벅지에 집어넣는다.
애초에 내가 왜 이런 모습이 되어 버렸는지, 당연히 나 자신도 알 수 없다. 알 수 있다면 진작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서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싶을 것이다.
흔히 오해하기 쉽지만, 나 역시 의식적으로 내 모습을 바꾼 적은 없다 ...... 없을 것이다. 아마 감정이 신체에 드러나기 쉬운 것 같다. 그런 인간은 나 말고는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내가 인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은 확실히 인간이 아닌 것 같지만.
 
키타가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던 그날 아침, 나는 상상했다. 키타짱과 나, 그리고 고양이가 있는 생활을. 매우 행복하다고 생각했고, 동시에 질투가 났다. 상상의 고양이에게. 나에게 쏟아야 할 애정이 어디론가 빠져나간 것은 아닐까, 나와의 생활도 이제 지겨워진 것은 아닐까, 그런 유치한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고, 그 때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키타짱에게 많이 길들여져 버린 것 같다. 그래서 분명 희미해져 버렸을 것이다. 나만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다고. 그뿐이었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내 얄팍함을 후회해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범주를 훌쩍 뛰어넘어 버렸어.
그런 걱정 따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불과 한 달 만에 충분히 깨달았으니까. 빨리 원상복귀해 달라고 고양이는 누구에게 소원을 빌면 좋을까. 만약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런 곡을 쓰고 싶다.
 
밤에 잠을 잘 때, 히토리쨩은 이불 속에 파고들어 함께 잠을 잔다. 일단 고양이용 쿠션도 선물로 받았는데 뭔가 안맞는 것 같다. 고양이가 되어도 히토리쨩과 함께 자는 것은 변함없지만, 안았을 때의 만족감으로 따지자면 사람 모양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불을 끄고 평소처럼 둘이서 잠이 들었다. 내일이 되면, 히토리가 원래대로 돌아와 있지 않을까 하는 희미한 기대를 품고.
 
설령 히토리가 이대로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평생 사랑하고 평생 돌볼 자신은 있다. 하지만, 사진이나 영상 속에서만 히토리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고, 인간 히토리를 점점 잊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그것이 무엇보다도 외롭다고 생각했다. 너와 이야기할 때가 가장 즐거웠어,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별것 아닌 이야기만 하다 보니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내 자신이 미워진다. 피부의 감촉은, 키스의 감촉은 어땠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될 거면 더 많이,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할 걸 그랬다. 후회하기 전에 해둬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 말이 맞다. 이런 식으로 알고 싶지 않았다. 당신의 앞머리 너머의 시선도, 목소리도, 색깔도, 냄새조차도 점점 희미해져 간다. 그게 참을 수 없이 무섭다.
“이제...... 빨리 돌아와줘...... 나, 외로워.”
밤이라 그런지 감상적인 기분이 들어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이런 나를 본다면, 히토리는 부드러운 손바닥으로 쓰다듬어 줄까? 아니면 평소처럼 안아줄까? 어느 쪽이든 이 눈물을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있지, 히토리쨩. 좋아해, 정말 좋아해. 사랑해.”
오랜만에 건네는 말에도 무덤덤한 울음소리로 되돌아온다.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 나는 만족스러웠을까? 모르겠다.
키스라도 해 주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고양이에게 키스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지만, 원래는 사람이니까 조금 정도는 괜찮겠지. 그런 변명을 늘어놓으며, 수염 한가운데로 부드럽게 입술을 가져다 댔다.
그런다고 다시 돌아올 리는 없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조금은 안정되는 것 같았다. 결국 매일 밤처럼 가슴에 히토리를 얹고 눈꺼풀을 감았다.
“잘 자, 히토리짱”
돌아오지 않는 대답을 기다리며.


꿈을 꾸었다, 내용은 남에게 말하기 힘들다. 약간 그런 거라고 해야 하나, 야한 꿈이었기 때문이다. 꿈속의 히토리쨩은 고양이도 아니었고 고양이도 아니었다. 그런 시시한 것을 꿈꿀 정도로 배고픈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그리운 사람의 살갗과 약간의 숨막힘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항상 가슴에 얹고 있던 체중은 이런 느낌이었을까. 그런 털을 향해 손을 뻗으면 보송보송한 감촉이 돌아와 척수와 뇌 속이 그 감촉의 정체를 상기시키려 한다. 눈을 떠보니 어깨에는 인간인 고토 히토리가 있었다.
“--잇, 히토리짱!”
그 사람의 모습을 확인하듯 그녀의 몸을 강하게 안아본다. 있다, 확실히 있다. 돌아왔다. 매끈매끈한, 인간의 피부다. 아직 잠들어 있는 그 눈이 열리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가볍게 뺨을 두드려 준다. “저기, 히토리짱! 부탁이야 일어나줘 히토리쨩!”
“......... 응......... 아, 아프, 키, 타쨩? 다시, 돌아왔어? 말할 수 있어......... 키타짱!”
한참을 흔들어 주자 졸린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깨어난 듯, 오랜만에 들리는 히토리짱의 목소리는 잠에서 깬 것 같지 않을 정도로 말솜씨가 좋아서 모자이크가 맑아진 것처럼 그녀의 모습을 확실하게 만들어 준다. 계속 만지고 싶었던 피부가, 계속 듣고 싶었던 목소리가 지금 여기에 있다. 익숙한 얼굴, 그러면서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히토리는 울면서 필사적으로 나에게 안겨온다. 아, 내가 사랑하는 고토 히토리가 여기 있다. 히토리도 꽤 오랫동안 고양이의 모습으로 불안해했다.
있겠지
그랬겠지. 정말 돌아왔구나 하는 실감이 밀려왔다,
당연히 나도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버렸고, 계속 하고 싶었던 말 한 마디조차도 놓쳐버렸을지도 모른다.
“히토리쨩, 정말 좋아, 사랑해.”
“............ “키타짱, 저, 도, 읍...”
그것은 입술의 감촉. 참을 수 없어 급하게 입술을 빼앗는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돼지처럼. 너무 이기적인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지지만, 어쩔 수 없지 않나. 계속 이렇게 하기를 기다렸으니까. 드디어 이루어졌으니까. 이제 놓지 않겠다. 놓아주지 않겠다.
둘만의 방에서 우리는 그런 맹세를 하듯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입술을 겹친다. 그렇게 겨우 입술을 떼어냈을 때 두 사람 사이에는 은빛 다리가 놓여 있고, 그것을 보면 또다시 사랑스러움이 넘쳐나서 멈출 수가 없어 다시 입술을 가까이 하니 이번에는 검지로 멈춘다. 왜 멈추는 거야, 라고 불평하는 나를 보고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 키타짱, 사랑해요......... 쓸쓸했던 건, 키타쨩 만이 아니라구요......?”
그 대답이 외이도를 떨게 하고, 유리구슬 같던 보옥의 눈동자는 원하는 나의 표정을 비추며 동공이 느슨하게 좁아져 마치 먹이에 초점을 맞추는 듯하다.
그 해후는 두 사람 모두 울먹이며 말하지 못한 시간을 채우듯 말과 몸으로, 이야기했다.
 
그 후로 대략 한 달 동안 실종자 취급을 받았던 히토리짱의 행방을 해명하기 위한 분주한 나날이 계속되었다.
직업 특성은 아니지만, 뮤지션이 실종되는 것은 사실 흔한 일이기 때문에 업계 각처에 대한 거짓 해명은 의외로 쉽게 이루어졌다. 결국 왜 고양이의 모습으로 변해 버렸는지에 대한 의문은 수수께끼로 남았고, 히토리가 모른다고 하니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다시 한 번 특이한 아이를 만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히토리쨩으로서는 후유증이라고 할까, 버릇이라고 할까, 약간 남아 있는 것 같다. 물론 몸이나 생명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고, 특별히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 부끄러워서 사실 곤란하다.
이런 말을 하고 있자니 오늘도 무릎에 무게가 실린다.
“히토리쨩, 여기 스튜디오다?”
“......... 에, 앗 죄, 죄송합니다......”
그렇게 말을 걸자 그녀는 조급한 듯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선다. 괜찮지만 장소는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한 달간의 고양이 생활로 인해 행동이 꽤 깊숙이 몸에 배어 인간으로 돌아온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고양이 같은 행동을 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가끔씩 내 팔이나 등에 무심코 몸을 비벼대기도 하고, 쓰다듬어 달라는 애교도 대단하다. 밤에는 자주 핥아주기도 한다. 그리고 고양이 혀도 생긴 것 같은데, 이건 별로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다.
옆에서 보면, 그냥 사람들 앞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커플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 것이 또 부끄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뭐, 그래도 괜찮아, 귀엽고.
이제 더 이상 고양이는 아니지만, 나는 앞으로도 이 아이를 평생 사랑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정말 고양이를 키울 수 있게 된다면, 그 아이에게도 분명 애정을 쏟을 것이다.
그것은 행복한 미래상이다. 나는 그런 일상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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